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110212200506

레이안즈 : 꽃, 그대 04 본문

안산블루스따즈

레이안즈 : 꽃, 그대 04

박로제 2017. 5. 19. 19:54





「거절해도 좋으니 이번만 나가주십시오.」
「인사만 하고 나와도 좋다고 하니 가서 얼굴만 비춰주셔도 좋습니다.」

자신에게 그 사진을 건네주며 했던 말이 계속 기억에 남았다. 사진 속의 여자는 단정한 미인이었고, 레이도 몇 번 본 적이 있는 익숙한 얼굴이었다. 자기를 너무 좋아해서, 그저 인사만 해도 좋으니 그 자리에 나와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이만한 집안의 딸이면 그만큼 사랑도 많이 받고 자랐을 텐데 그런 사람이 제발 나와만 달라고 머리 숙여 부탁했다는 말에 레이는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사쿠마 레이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녀에게 그 어떤 것도 해줄 수가 없었다. 애정을 받아도 돌려줄 수가 없는데, 왜 그렇게 맹목적으로 구는 것일까. 여자의 사진을 계속 보고 있느니 머리가 아파지는 것 같아 그걸 내려놓고 레이는 안경을 벗었다.

마음같아서는 거절하고 싶었다. 그녀가 자신을 만나기 위해 무슨 짓을 했다 한들 레이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어차피 안즈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맞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약속했었으니 그냥 나가지 않겠다고 연락만 넣으면 되는데, 어쩐지 자꾸 마음에 걸렸다. 나와 똑같다고 여긴걸까. 상황이 다르기는 했지만 그녀는 레이를 좋아하고 있었고 자신은 안즈를 좋아하고 있었으니 비슷하게 짝사랑을 하고 있기는 했다. 물론, 그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하는 행동같은 건 극과 극을 이루었다. 특별한 관계가 되어달라 바라지 않을테니 그저 한번이라도 만나달라고 머리 숙여 부탁하는 그녀와 도망가기만 하는 자신은 달라도 너무 다른 사람이었다.

곧 안즈가 돌아올 시간이었다. 이 사진을 치워야 했고, 이런 얼굴로 그 아이를 볼 수는 없으니 어서 빨리 생각을 정리해야했지만, 레이는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드물게도 그로서는 성급하게 결정을 내려버리고 말았다.

「나가겠습니다. 장소와 시간은 그쪽에서 정해도 좋다고 전해주세요.」

성급하다고, 버티지 못하고 도망가는 거냐고 누군가가 자신을 비난해도 어쩔 수가 없었다. 지금의 사쿠마 레이는 생각을 하는 것도 힘들 만큼 지쳐있었다.





​레이안즈 : 꽃, 그대 04





"오늘 어디 가시는 거예요?"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가봐야 할 것 같구나."
"많이 늦어요?"

그다지 늦을 것 같지는 않지만 안즈의 얼굴을 바로 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레이는 고개를 저었고, 늦을 것 같으면 저번처럼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라고 말해주었다. 문단속 잘하고, 혹시라도 불안하면 리츠를 부르고. 괜히 불안해져 그렇게 말했더니 자신이 아이인 줄 아냐며 안즈가 웃었다. 그 별 거 아닌 말이 어찌나 심장에 박혀오는지, 애써 웃으며 몇 년이 지나도 내 눈에는 아직 어린 아이라고 답했다. 그래, 안즈는 아이가 아니었다. 외면하고 있던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니 괴로웠지만 이런 감정을 아무것도 모르는 안즈에게 털어놓을 수 없었다. 다녀오마. 레이는 평소처럼 안즈의 뺨에 입을 맞추며 다녀오겠다 인사했고, 안즈도 똑같이 잘 다녀오라며 인사를 해주었다.

레이가 나가고, 문이 닫겼다. 내내 웃고있던 소녀는 그가 나간 것을 확인하자마자 얼굴에 웃음을 지우고 급하게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응, 리츠군. 지금 나갔어. 할 말이라는 게 뭐야?"
- 가서 이야기할게. 전화로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으니까.
"알았어. 도착하면 연락줘?"

리츠는 말하지 않았지만 안즈는 제 소중한 친구가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할 지 알고 있었다. 리츠가 알게 되면 왜 미리 말을 안했냐고 화를 낼 게 분명했지만 누군가에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주인이 없는 방이었지만 아무런 망설임없이 방문을 열고 들어간 안즈는 서랍을 뒤져 레이가 숨겨두었던 사진을 꺼냈다. 일부러 서랍을 뒤져서 찾아낸 것은 아니었다. 정말로 우연히 찾아냈고, 안즈는 이걸 찾아서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제대로 숨겨두지 않은 그 사람을 원망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사진 속의 여자는 굉장히 아름다웠고, 레이의 옆에 서면 잘 어울릴 사람이었다. 언론에서도 몇 번 소개된 적 있는 그 사람을 본 적이 있었기에, 안즈는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분하고 괴로웠다. 레이가 정말로 그 사람을 만나러 간 거라면, 안즈는 그 만남을 방해할 수가 없었다.

왜 나에게 말하지 않았던 걸까. 약속한 게 있으니까? 안즈는 레이가 자신에게 숨기는 게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가족이지만, 가족이라고 해서 모든 걸 말해야 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에 안즈도 그가 숨기고 있는 걸 굳이 캐묻지 않았다. 당장 스스로도 그에게 숨기고 있는 게 있으니까, 그럴 자격도 없으면서 따지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런 문제를 숨기고 있을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적어도 그 날 이후로 이 문제만큼은 숨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왜 갑자기. 안즈의 부름에 약속을 내팽겨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던 날, 한 침대에 누워 잠을 자면서 레이는 안즈에게 그렇게 약속했다. 네가 어른이 되기 전까지는 어디가지 않고 너만의 가족으로 있어주겠다고, 만약 오늘 같은 일이 또 생긴다면 그때는 반드시 너에게 먼저 이야기해주겠다고. 안즈는 그런 레이를 믿었고, 실제로 그 뒤에도 몇 번 그런 제안을 받긴 했지만 레이는 안즈에게 숨기지 않고 그것들을 털어놓았으며, 가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그 서랍에 숨겨져 있는 사진을 본 순간부터 안즈는, 레이에게 묻고 싶은 것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리츠에게서 연락이 왔다. 문 앞이니 열어달라는 라인이 와있었고, 안즈가 그 라인을 확인하자마자 벨소리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안즈는 그 사진을 들고 문을 열어주기 위해 방에서 나갔고, 리츠는 누가봐도 화가 난 얼굴로 현관 앞에 서있었다. 그 얼굴을 보니 어쩐지 안심이 되어서, 안즈는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지금 웃을 상황이 아니라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하려던 리츠는 안즈가 들고있는 사진을 발견했다. 자신이 집에서 보고왔던 사진과 똑같은 사진이었다.

"...안즈. 알고 있었어?"
"응. 방청소하다가 발견했어."
"숨길 거면 제대로 숨기지 뭐야 그건?"
"그러게 말이야. 아, 서있지말고 들어와."

신발을 벗고 집안으로 들어 온 리츠는 자신의 앞에 서있는 작은 소녀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안즈가 어떤 마음인지, 리츠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었다. 한 때는 자신의 형도 모르는 안즈의 모습을 알고 있다는 것에서 우월감을 느끼기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 리츠는 안즈가 어떤 마음으로 저 사진을 들고 서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저 사진을 발견했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자신이 이렇게 말하기 전까지 혼자서, 대체 어떻게 버텨왔던 걸까. 사쿠마 리츠는 두 사람의 마음을 모두 알고 있었다. 둘다 좀 더 용기를 가지고 먼저 다가가면 될텐데 한심하게도 제 자리에 머물러서 서로의 눈치만 볼 뿐, 아무것도 하지 않는 두 사람을 굉장히 답답해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는 건 그 관계에서 철저하게 타인인 자신이 함부로 감정을 전달해서는 안되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레이의 감정도, 그리고 안즈의 감정도 리츠의 감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제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 중간에 서서 모든 걸 들어주었던 것인데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니 오히려 지난 과거가 후회될 정도였다.

"어떻게 할 거야?"
"으음, 글쎄."
"안즈."
"그치만 리츠군,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걸."
"그때처럼 전화라도 해. 보고싶다고, 빨리 와달라고."
"안돼. 난 이제 그런 아이가 아니잖아."
"그럼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는 걸 이대로 지켜보겠다는 거야?"
"..."

이대로 지켜보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안즈는 그때 그날처럼 아이도 아니었고, 더는 아이처럼 떼를 쓸 수도 없었다. 밖에는 장맛비가 내리고 있었고, 그와 처음 만났던 그 날처럼 수국은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아마 지금 안즈가 전화하면 레이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 그날처럼 안즈를 안아줄 것이고, 다시는 그런 곳에 가지 않겠다고 약속해줄 것이다. 그토록 원하던 상황이었음에도, 안즈는 그러고 싶지않았다. 소녀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더는 아이가 아니게 된다면, 그 핑계로 잡아두었던 그 사람을 이제 보내줘야만 하니까. 그렇지만 이제는 그러고 싶지도 않았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해서는 아무것도 변한 게 없을 거고, 매번 이 관계에 불안함을 느껴야만 한다.


그 사진을 보면서 며칠동안 고민했었다. 어떻게 해야할까. 이걸 들고 레이에게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아니면 모른 척 넘어가줘야 하는지 안즈는 도통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말을 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그 사람은, 이번에도 가지 않겠다고 해줄까? 믿어야 하는데 어쩐지 확신을 할 수가 없었다. 사진 속의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안즈가 어느정도 알고있다는 점이 그 망설임에 힘을 실어주었다. 내가 감히 그 사람의 인생을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레이는, 피도 섞이지 않은 자신을 피가 섞인 가족보다 더 아껴주었다. 다른 인생을 살 수 있음에도 안즈의 가족으로 긴 시간을 살아온 사람을, 계속 이렇게 붙잡아도 되는 걸까. 그래서 안즈는 이 사진을 보았다는 걸 레이에게 말하지 않았다. 더는 그런 관계로, 그 사람을 자신의 옆에 묶어두어선 안된다고 결정했으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 맞았다.

안즈는 레이와 어떤 관계가 되고 싶은지 지금 정리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 사람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사람에게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지. 지금까지 이 소녀는 레이가 자신을 떠나는 것이 두려워서 지금 이대로만 있어도 좋다고, 그러니까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고 바라왔다. 안즈는 사쿠마 레이를 좋아했다. 소녀가 말하는 「좋아한다.」에는 갖가지 감정이 담겨있었지만 그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연모의 감정이었다. 자신의 그 마음을, 감정을, 레이에게 똑바로 전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그에게 보호 받기만 하는 아이로 있어서는 안된다고, 안즈는 결론을 내렸다. 언제까지나 그 날의, 그 장마기간에, 수국이 피어있던 화단 앞에서 레이와 처음 만났던 것처럼 어린 아이로 있으면 이 관계는 더 나아갈 수도, 바뀌지도 않을 것이다.

소녀는 이제 어른이 되어야만 했다.

"...리츠군이 했던 말 기억나?"
"뭐?"
"솔직해지라고. 어려운 거 아니니까, 자신을 속이지말고 솔직해지라고 했었지."
"..."
"나는 겁이 많아서, 지금 이 관계가 깨지는 게 무서워서 도망갔던 거야. 나한테는 그 사람뿐이었으니까."

"그래서 나 이제 더는 숨기지 않으려고 해."

깨지는 게 무서워서, 부서지는 게 무서워서 도망가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안즈는 자신이 용기를 내기로 했다. 그 결과가 어떻게 흘러가도 스스로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오늘이 오기 전까지 수십번, 수백번을 연습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이제 그 사람이 없어도 똑바로 설 수 있어야 한다는 걸 말하니까, 그 누구에게도 도와달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사실 지금도 그렇게 완벽하게 연습한 건 아니라서 자신이 고백을 했을 때 그가 거절을 한다면 아마 버티지 못하고 울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오늘같은 일은 계속 일어날 것이고, 그 불안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괴로워만 하느니 시원하게 모든 걸 털어놓는 게 스스로를 위해서도 좋았다.

이대로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지만 특별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라고 했다. 저렇게까지 결론을 내렸지만 안즈는 지금 레이가 맞선을 그만두고 다시 돌아오게 할 방법이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다. 아니, 안즈는 일부러 생각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 기회를 통해서 레이의 인생이 다르게 바뀔 수 있었을 텐데 여태까지 그걸 막은 건 자신이었다. 안즈는 그 사람에게 그 기회를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늘의 그 외출을 붙잡지 않았고 붙잡을 마음도 없었다.

"형님이 오늘 나가서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 그 자리에 나온 사람이 마음에 들어서, 계속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고 생각해서 받아들이면 어떻게 되는 건데? 네가 아무리 고백해봤자 헛수고가 되는 거야."
"그럼 어쩔 수 없지. 늦게 말한 내 잘못이니까."
"그게 그렇게 쉽게 포기가 돼? 계속 부딪혀야 할 거고, 형님이 어떻게 살아가는 지 옆에서 계속 지켜봐야할텐데 괜찮아? 안즈, 넌-"
"리츠군의 말이 맞아. 난 아마 엄청나게 후회할 거고, 내가 지금 한 결심을 번복하고 싶어할 거야.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헛된 꿈을 꿀지도 몰라. 그치만,"
"..."
"그치만...나는 이러는 게 맞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대체-"
"옛날 이야기인데, 잠깐만 들어줄래?"

있잖아 리츠군. 난 어릴 때부터 무언가를 해달라고 조른 적이 잘 없어. 원래 성격이기도 했고, 레이씨랑 같이 살면서 그게 더 심해졌던 것 같아. 그거 알아? 우리 부모님은 원래 다음날 올라오실 예정이었는데, 일이 바쁘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생일인데, 어째서 혼자 있어야 되냐고 그날따라 왜 그렇게 짜증이 났는지 자기 전에 전화해준 엄마에게 굉장히 칭얼거렸어. 응, 그런 표정 짓지않아도 돼. 나 이제는 괜찮으니까. 그때 우리 부모님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고, 아마 그 선택을 했다면 미래는 조금 달라졌을 거야. 그치만 내가 아이처럼 떼를 써서, 잘못된 선택을 했기 때문에 이런 미래가 되어버렸잖아? 아, 그런 표정 짓지 않아도 된다니까.

레이씨가 날 선택한 게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야. 그치만 나때문에 다른 걸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지금 이 모든 걸 그 사람이 원했다고 해도 이제는 내가 그걸 받아들일 수 없게 된 것 뿐이야. 리츠군. 나는 레이씨가 행복해지길 바라니까, 그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를 또 놓치게 하면 안된다고 생각해. 나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그 사람이 무슨 노력을 했는지, 알고있어? 레이씨는 저 옛날 이야기를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 리츠군. 나는 이제 레이씨가, 그 사람이, 행복해졌으면 해. 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어. 그러니까 그 사람이 행복할 수만 있다면, 나는 뭐든 좋아.

내 마음은 고백할 거야. 응, 이건 내 마지막 욕심이야. 괜찮아. 그 사람이 거절한다고 해도, 나는 그 사람의 가족이니까. 그렇지?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리츠는 여느 때보다 환하게 웃는 안즈를 보면서, 자신이 지금 울고 싶은지, 아니면 다행이라고 웃고 싶은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었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알 수 있었다. 지금 자신의 앞에 서있는 이 소녀가, 바보처럼 피하기만 하는 제 형보다는 훨씬 낫다는 걸.


어느새 비는 그쳐있었고, 새까만 구름 사이에 숨어있던 태양이 환한 빛으로 정원에 피어있는 수국을 비춰주고 있었다. 리츠는, 그것이 안즈와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안산블루스따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이안즈 : 꽃, 그대 5  (0) 2017.06.01
레이안즈 : 반딧불이의 숲 外  (0) 2017.05.19
카오안즈 : Hot Mail  (0) 2017.05.10
레이안즈 : 대화가 필요해  (0) 2017.05.08
레이안즈 : 본 아뻬띠! (Bon Appetit!)  (0) 2017.04.11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