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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12200506
오늘따라 되게 이상하네요, 선배. 말없이 몇시간 째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부담스러운 레이의 시선을 드디어 참지 못한 안즈가 그만 좀 쳐다보고 할 일이 없으면 이제 돌아 가달라는 말을 애써 돌려서 그리 표현했다. 교실에 남아서 오늘 있었던 행사에 대한 서류를 작성하고, 스스로에 대해서 냉정하게 평가를 내리고 다음주에 해야할 일들을 정리하고 오늘 입었던 의상들을 정리하고 있을 때 레이가 이곳으로 찾아왔다. 이곳으로 올 이유가 없어서 의문스러운 얼굴로 그에게 개인적으로 할 말이라도 있냐고 물었더니 그런 건 아니라길래 그렇다면 오늘 행사 관련 용무라도 있냐고 되물으니 그것 또한 아니라고 답했다. 그럼 왜요? 만나러 온 이유는 딱히 없네만. 그리 말하길래 마음대로 하라는 말과 함께 신경을 끄고 제 일에 집중했..
사혼의 구슬 조각 마냥 퍼져있는 리츠안즈 글을 모은...글.... (근데 암만 생각해도 몇개 없다 이럴수가)-몇 개 없지만 탐라의 리츠안즈 러버들에게 바칩니다- 손잡고 걷고 싶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불만을 가득 담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는 리츠를 보면서 안즈는 엄한 얼굴로 안된다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누가 보면 어쩔려구. 그녀가 무슨 이유로, 정말 싫어서가 아니라 모두 저를 생각해서 그렇게 말하는 건 알고 있지만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어차피 늦은 밤이라서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변장까지 한 상황이었는데도 혹시 모르니까, 라는 말로 손잡는 것을 허락해주지 않았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건데. 안즈, 나 손시려워.그치만 리츠 군 장갑 있잖아.....
(중략) 찬열과 처음 만났던 날이 생각났다. 특별한 만남은 아니었고, 경수가 실수하지 않았다면 아마 평생 만날 일이 없는 관계였다, 두 사람은. 박찬열은 평소처럼 학원을 빼먹고 실컷 놀다가 집에 들어가던 길이었고, 도경수는 집에 있는 식량이 떨어져서 어쩔까 하다가 오랜만에 밖으로 나와 길 가던 사람을 붙잡고 간만에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있을 때였다. 그러나 밖에 나오는 게 너무 오랜만이었기 때문일까, 그도 아니면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어 이쪽 골목으로는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걸 너무 과신했기 때문일까. 먹는 것에 정신이 팔려서 사람이 다가오는 것도 눈치 채지 못했던 경수는 식사장면을 찬열에게 들키고 말았다. 거기서 뭐해요? 낯선 목소리와 발소리에 놀라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대로 얼어붙어 있을 때 박찬열..
(중략) 아, 아줌마. 여기 소주 2병만 더 추가해주세요.그러니까… 어디까지 이야기했지? 아, 맞다. 그래. 변백현을 그때부터 봐왔는데 내가 어떻게 걔에 대해서 모르는 게 있겠어. 나 확신 없으면 고백도 안 해. 하물며 여자도 아니고 상대방이 남자인데 그런 확신 없이 고백을 하겠냐? 이미 군대도 다녀와서 도피로 입대도 할 수 없는데?백현이가, 내가 말을 걸면 얼굴은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를 하는데 매번 귀가 새빨갛게 익어있는 거야. 응. 말랑말랑한 젤리 같은 그 귀가 완전 새빨갛게 되가지고, 아. 진짜 귀엽더라. 처음에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왜, 백현이랑 오래 알고 지냈다던 민석이 형이 말해주는 거야. 쟤 부끄러울 때 귀 빨갛게 익는다고. 나랑 있는 게 부끄럽다면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는 하나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