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안산블루스따즈 (85)
110212200506
"저 사실 레이씨랑 결혼 못할 줄 알았어요." 침묵을 깨고 내뱉은 안즈의 한마디는 평온하고 담담한 목소리와 반대되는,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내용이었다. 물론 그녀의 옆에 서있던 사쿠마 레이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을 담은 말을 들었음에도 아무렇지 않았는지, 오히려 재밌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흐음, 지금 이 상황에서 할 말은 아닌 것 같구먼." "그래요? 하지만 레이씨도 저랑 결혼 할 생각같은 거 없었잖아요?" "...거기에는 부정할 수가 없구나." "...우리 오늘 결혼하는 거 맞죠?" "어허. 신부가 그렇게 인상 쓰는 거 아니란다." 면사포를 쓰고 있어 직접 주름 진 미간을 펴줄 수는 없었지만 레이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안즈를 내려다보았다. 그 얼굴을 보고 있자니 화를 낼 마음도 사라졌다. 사쿠마 레이..
집안이 그렇다 보니 정략결혼을 피할 수 없다는 거, 츠카사도 잘 알고 있었다. 부모님도 그렇게 만나셨고 어릴 때부터 만나왔던 주변의 또래들도 집안과 집안끼리의 이해관계를 통해 결혼을 해왔고 그걸 당연하게 여겼기에 츠카사는 자신도 그렇게 될 거라 생각했다. 좋아하는 여성이 생긴 지금도 제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자신은 집안의 하나뿐인 후계자였고, 그 책임을 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츠카사는 아직 약혼자가 정해지지 않았다. 보통 어릴 때 약혼자가 정해지는데 츠카사는 고등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집안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 적이 없었다. 내심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하고 싶었던 츠카사는 그래서 지금 이 자리가 많이 불편했다. 레슨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아버지가 츠카사를 ..
트친 분들 리퀘 받았던 것! 독점하면 안된다는 거, 알고 있지만 네사람은 안즈가 마지막에는 자신을 선택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우리가 독점할 수는 없어. 안즈는 모두의 프로듀서인걸.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게 완전한 진심은 아니었다. 제일 먼저 말을 꺼낸 건 호쿠토였고, 의외로 마지막까지 반대한 사람은 스바루였다. 안즈가 다른 곳에서 반짝반짝 빛날 수 있다면, 우리 옆에 있는 것보다 더 빛날 수 있다면 그곳으로 보내줘야해. 내 욕심때문에 안즈가 더 빛날 수 있는 기회를 뺏어서는 안되는 걸. 항상 웃던 얼굴에서 미소를 지우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하는 스바루에게, 그누구도 제 의견을 강요하지는 못했다. 그런 네사람의 마음을 알아차린 걸까. 안즈는 그들의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켜주었다.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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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즈. 일어나. 무리다. 안즈는 그렇게 생각했다. 더는 무리라고 한소리해주고 싶었지만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도 없는 안즈에게는 지금 말을 하는 것도 무리였다. 분명히 듣기 싫게 갈라진 목소리로 웅얼거리는 것밖에 못할 것이다. 나는 이렇게 죽을 것 같은데 왜 당신은 아직까지 멀쩡한건데. 괜히 짜증이 나서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떠서 눈 앞의 남자를 노려봤지만 소용없었다. 레이는 일어나라는 말만 다시 할 뿐이었다. 이곳으로 올 때부터 레이는 좀 이상했다. 지금와서는 소용없는 말이지만 사쿠마 레이는 배려를 할 줄 알았다. 손목을 잡고 끌고가거나, 하지말라는데 억지로 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 남의 말을 그렇게 잘 듣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안즈가 하지 말라는 것은 들었다. 무엇보다도 주위에 사람이 없어도 선을 넘..
점심시간이었다. 이즈미는 유닛과 관련된 문제로 안즈에게 상의할 것이 있어 그녀의 반으로 가고 있었다. 원래라면 리더인 레오가 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 골칫덩어리 임금님은 또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이즈미가 맡게 되었다. 귀찮은 일이었지만 마코토도 볼 수 있으니 이즈미에게 나쁜 일은 아니었다. '안즈.‘ 2학년 A반에 도착해서 이름을 부르며 그녀를 찾았지만 안즈는 보이지 않았다. 그녀와 함께 붙어 다니는 트릭스타 또한 보이지 않는 걸 보니 아직 식당에서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타이밍 나쁘네. 한숨을 쉬며 돌아가려고 할 때 뒤에서 사랑스러운 목소리가 자신을 부르는 걸 들렸다. 이즈미는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마코토였다. '이즈미 씨?''안녕 유우군~''으으 여긴 무슨 일이에요?''안즈가 안..
책갈피는 이번에도 에디(@lovedi97)님이 그려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안즈입니다. 오늘은 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조금 긴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지만 들어주시겠어요? 레이안즈 : 꽃, 그대 03 저는 올해 17살이 되었으며, 키미사키라는 이름의 여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교우관계는 나름대로 원만한 편이며, 많은 친구들이 있지만 그 중 저와 가장 친한 친구는 눈이 아주 예쁘고, 상냥한 사람입니다. 그녀는 저를 안지라는 사랑스러운 애칭으로 불러주며 예쁜 목소리로 자주 노래를 불러주는, 소중한 친구입니다. 좋아하는 건 케이크, 어렸을 때는 케이크 가게의 주인이 되는 게 꿈이었어요. 제 입으로 이런 말을 하는 건 좀 부끄럽지만 나름 손재주가 좋아서 재봉같은 것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실제로 의상을 ..